체크 남방에 회색 후드티를 걸쳐입고, 출근준비를 할때 부터 몰려오던 긴장과 떨림을 숨고르기로 자재하며 기숙사를 나섰다.
부서에 도착했지만 공연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차 쉽사리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어느새 3시. 하던 업무를 정리하고 부서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동호회실로 향했다.
동호회실은 이미 많은사람들이 도착해 있었고 그들 에게서도 나와 같은 흥분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전 마지막으로 안무 및 자리를 맞춰보았다.
긴장감 때문인지 평소보다 신경이 조금씩 날카로와 져 있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연습 최종 촬영을 시작하려는 순간 예정보다 일찍 공연장에서 우리를 부르는 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대운동장은 이미 사람들로 꽉차있었다.
인파중에 혹시나 나를 알아보고 말을 걸어 오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조마조마 하며 인파를 가로질러 무대로 향했다.
무대뒤는 어제 리허설때의 여유로움과 대조적으로 상당히 분주했고 우리는 무대에 도착하자마자 공연을 시작해야했다.
예상치 못하게 급하게 시작을 하게 되면서 도착이 늦은 사람이 있거나, 소품준비를 서둘러 하거나 하긴 했지만, 다행히 큰 문제 없이 공연을 시작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내가 맡은 3곡의 안무가 끝나고 무대 밖으로 뛰어 나갔다.
쉬지않고 3곡을 연달아 하다보니 숨이 턱끝까지 차 오르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들었다.
그러면서도 걱정되는 마음에 대형 스피커 뒤에 숨어 남은 안무를 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눈을 돌렸다.
공연은 정말 순식간에 끝이 난것 같았다. 내가 어떤 안무를 했는지 어떤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가 하고있는 동작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무대의 분위기, 떨림이 강렬했다.
사람들의 환호성과 스피커에서 터져나오는 비트 소리에 느껴지는 온몸이 찌릿찌릿해지는 느낌이 공연이 끝난후에도 한동안 여운으로 남았다.
처음으로 이런 많은 사람들이 보는 무대에 서 봤는데, 물론 많이 떨리기도 했지만 동시에 상당히 즐겁고 재미있었다.
이렇게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준비를 하고 연습을 많이 해왔기 때문이아닐까...
마지막으로 무사히 공연을 마친 동료들과 기념 촬영을하고 뒷풀이를 하러 후문 식당으로 향했다.